고령 출산의 위험은 어머니만의 문제가 아니다 ― 아버지 연령이 미치는 영향과 그 메커니즘
2025.10.29

산전 유전자 검사(NIPT)의 보급으로, 여성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다운증후군 등 유전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나이는 상관없을까요? 출산 시 아버지의 연령 또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 글에서는 연령에 따른 정자의 변이율을 다룬 연구를 소개합니다.
“아버지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녀에게 새로운 유전자 변이가 증가한다.”
이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되어 왔지만, 여기에 새로운 설명의 단서가 추가되었습니다. 2025년 10월 과학저널 Nature에 게재된 논문은, 남성의 정자에서 선택적으로 유리한 유전자 변이가 클론 형태로 증식하는 현상, 즉 양성 선택(positive selection)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 발견은 유전자 변이와 아버지 연령 리스크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며, 그 메커니즘을 재검토하게 하는 중요한 연구로 평가됩니다.
정자에서도 ‘변이’는 증가하지만, 그 속도는 느리다

연구팀은 24세부터 75세까지의 남성 57명으로부터 정액을 채취한 뒤, 최신 고정밀 시퀀싱 기술인 「NanoSeq」를 이용해 정자 DNA를 정밀 분석했습니다. 혈액 세포의 DNA도 함께 분석하여, 연령에 따른 변이 축적 속도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정자 DNA에서는 연간 평균 1.7개의 새로운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혈액 등 체세포에서 발생하는 변이(연간 약 20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로, 정자를 생성하는 세포가 매우 엄격하게 보호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즉, 생식세포 계통은 체세포에 비해 유전자 변이가 훨씬 ‘느린 속도로 축적’되는 특수한 환경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천천히’ 진행되더라도, ‘선택되는 변이’는 존재한다

여기서부터가 이번 연구의 핵심입니다.
분석 결과, 정자 DNA에서는 중립적 변이(우연히 발생하는 변이)뿐만 아니라, 특정 유전자 변이가 선택적으로 증가하는 양성 선택(positive selection) 의 징후가 확인되었습니다. 전 유전체를 대상으로 비동의 치환(단백질 구조를 변화시키는 변이)과 동의 변이(기능적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 변이)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일반적으로 1에 가까워야 할 이 비율이 1.07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미세한 차이가 의미하는 바는, 정자를 생성하는 줄기세포 집단 내에서 유리한 변이를 지닌 세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리한 변이’ 중에는 실제로 ‘기능을 잃는 변이’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유리한 변이’의 상당수가 기능 상실형 변이(loss-of-function) 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양성 선택의 대상은 주로 기능이 강화되는 변이(gain-of-function) 로 여겨져 왔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오히려 그와 반대되는 양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연구에서는 총 40개의 유전자가 선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 가운데 약 30개의 유전자에서는 단백질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변이가 클론 형태로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유전자들의 다수는 RAS-MAPK, WNT, TGFβ와 같은 신호 전달 경로를 비롯해, 에피제네틱 조절이나 RNA 대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즉, 정자 형성을 지탱하는 세포 환경에서는 세포의 자기 증식을 촉진하는 변이가 결과적으로 선택 우위를 갖게 되는 구조가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위험을 지닌 정자도 증가한다

연구팀은 연령대별로 정자 1개당 유전자 변이율을 추정했습니다.
그 결과, 30대에서는 약 2%의 정자가 질환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는 변이를 지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70대에서는 그 비율이 약 4.5%까지 상승했습니다.
즉, 연령이 증가할수록 양성 선택을 받은 정자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경향이 관찰된 것입니다.
이는 기존에 알려져 있던 “연령 증가에 따라 변이의 수가 단순히 늘어난다”는 설명을 넘어, 어떤 변이가 축적되는지 그 양상 자체에도 편향이 생긴다는 새로운 위험 요인을 시사합니다.
결과적으로, 아버지의 연령이 높을수록 자녀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있는 질환 관련 유전자 변이가 증가한다는 점을, 이번 연구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이것이 중요한가?
이 발견은 유전학과 생식의학 두 분야 모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우선, 남성 생식세포 내에서 선택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그동안 일부 제한된 유전자에서만 확인되어 왔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현상이 수십 개의 유전자에 걸쳐 훨씬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더 나아가, 정자 형성 과정에서 ‘기능 상실 변이(loss-of-function)’ 가 선택된다는 점은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결과입니다.
이는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데, 여기서 말하는 ‘유리함’이 반드시 개체 전체의 생존이나 건강에 이로운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생식세포 수준에서만 선택적으로 유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러한 변이가 자녀에게 전달될 경우, 발달장애나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의 위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고령 아버지의 리스크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아버지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위험은 단순히 유전자 변이의 수가 증가한다는 데에 그치지 않고, 어떤 변이가 선택되는지 그 양상이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정자는 정상이며, 대다수의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납니다. 그러나 확률적 관점에서 볼 때, 연령 증가와 함께 질환과 연관된 변이를 지닌 정자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사실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유전 상담이나 생식의학 분야에서는, 이러한 「생식세포 내부에서의 클론 선택 현상」을 고려한 보다 정교한 설명과 검사 접근법이 요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가 할 수 있는 일

저희와 같은 유전자 검사 기관은 최신 게놈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단순히 변이를 검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변이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발생하는지까지 이해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노화에 따른 유전자 변이의 축적과 아버지 연령 리스크를 보다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나아가 향후에는 생식세포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차세대의 질환 위험 평가와 생식의료의 개인 맞춤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기대됩니다.
마무리하며
【참고문헌】
seeDNA 안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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